고교 졸업자의 공무원 시험 진출 기회 확대를 위해 도입되는 고교 이수과목 선택과목 도입으로 공무원 수험가가 뜨겁다.

올 초만 하더라도 사회, 과학, 수학 과목이 9급 일반행정직에만 적용되는 듯 했지만 일반행정직뿐 아니라 행정직 25개 직류에 고교이수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면서 사실상 9급 공무원 공채시험에 직렬 구분은 희미해졌다.

공무원 시험의 고교이수과목 도입 물결은 일반직 공무원뿐 아니라 소방공무원에까지 밀어 닥쳤다.

지난 7월 소방방재청은 내년 소방사 공채시험부터 현행 국어, 영어, 한국사, 소방학개론, 행정법총론에서 국어, 영어,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소방학개론, 행정법총론, 소방관계법규, 사회, 과학, 수학은 선택과목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표했으며, 지난달 28일 확정 공포됐다.

그리고 가장 최근 경찰청에서도 고교 졸업자의 취업 기회 확대를 이유로, 국어, 사회, 과학, 수학이 선택과목으로 도입하는 내용의 「경찰공무원임용령」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일반직 공무원에 이어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까지 차례차례 고교이수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됨에 따라 직렬 구분에 이어, 직종 구분마저도 희미해졌다.

특히 경찰·소방 공채시험에서 전공과목(경찰학개론, 소방학개론 등)을 선택과목으로 돌린 개정 내용에 대해서는 곳곳에서 비판적인 여론이 일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경찰·소방공무원은 직종에 따른 전문지식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도가 변경됐다는 주장이다.

국어, 영어, 한국사, 사회, 과학, 수학 중 5과목만 공부하면 9급 일반직 공무원, 순경, 소방사 공채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 직종·직렬간 구분이 희미해졌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소방·경찰 공채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체력시험 준비도 병행해야하기 때문에, 직종간의 전문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수험전문가는 “필기시험 과목은 비슷해졌지만, 경찰·소방시험에서 체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결코 적지 않다.”라며 “경찰·소방수험생들이 학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 체력시험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에 가산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험제도 변경으로 원서접수 마감일까지 치열한 눈치작전도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직렬 공무원이 아닌 단순히 공무원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면, 직렬은 상관없다는 수험생의 수가 적지 않아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직렬에 응시생이 몰릴 수 있다.

이를 위해 특정 직렬에 응시생이 몰리고 있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루머가 수험가에 떠돌아다닐 수 있어 관계당국의 방지책이 필요하다.